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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수첩] 규탄 현장에 한인 단체장·기관장·정치인은 없었다

한인 정치인, 단체, 기관들의 존재 이유가 무색했던 하루였다.    지난 2일 한인타운 윌셔 잔디광장에서 열린 ‘양용 사건 규탄 집회’엔 이름 모를 시민들만 나와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 흑인, 히스패닉 등 타인종 주민까지 나섰다. 이번 사건을 한인의 죽음을 넘어 커뮤니티 전체의 문제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정작 앞장서야 할 한인 단체, 기관, 정치인들은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LA총영사관(총영사 김영완)은 자국민의 생명을 빼앗은 미국 공권력에 대한 규탄 집회가 열리는데도, 영사 한 명 보내지 않았다.    김영완 총영사는 지난달 부임 2주년 인터뷰에서 “재외국민 보호 차원에서 피해자 중심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LAPD 측에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 요청을 하고 있다”고 했지만 말 뿐이었다. 행동은 없다.   LA한인회(회장 제임스 안)도 마찬가지다. 유가족의 기자회견을 지원했던 한인회는 장례식장에 조화만 달랑 보냈을 뿐, 더 이상의 움직임은 없다.    선거 때만 되면 한인들을 찾는 존 이 LA시의원(12지구), 미셸 박 스틸 연방하원의원(45지구), 영 김 연방하원의원(40지구) 등도 공식 성명 하나 발표하지 않았다. 이들은 LA경찰국(LAPD)이 편집한 바디캠이 공개된 이후 침묵하고 있다.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양용씨가 식칼을 들고 있었기 때문에 피격당했다는 점은 이번 사건의 본질이 결코 아니다. 도움이 필요한 정신질환자를 별다른 대응책 없이 극단의 상황으로 몰고 간 LAPD의 폭력적 시스템이 핵심이다.   정신질환으로 인한 폭력적인 상황 및 환자가 있을 경우 파견되는 비무장팀인 SMART도 출동하지 않았다. 무장경관들이 마치 범죄자를 잡듯이 들이닥쳤다. 환자를 그런 식으로 몰아붙인 과정은 LAPD의 비전문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분명 양용씨는 도움이 필요한 환자였다. 범죄자가 아니다. 그런데도 식칼을 부각시킨 바디캠 편집본엔 그를 마치 범죄자처럼 몰아가려는 LAPD의 의도가 보인다.   집회 참석자들은 그러한 시스템을 규탄했고, 개선을 요구했다. LA지역에서 지금도 계속 발생하는 경찰 총격에 의한 안타까운 비극을 조금이라도 막아보려고 타인종까지 피켓을 들었다.   바로 그 자리에 있어야 할 한인 단체들은 어디에 갔나. 심지어 일부 참석자들은 개인 자격으로 왔다며, 자신의 단체명을 밝히지 말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입장이 난감하다”는 이유에서다. 정부 지원금을 따야 하는 입장이어서 각 세우기가 난처하다는 걸까.   이번 사건으로 도미니크 최 LAPD 임시국장을 비롯한 정부나 정계의 한인들에게 부담을 주면 곤란하다는 의견도 있으나, 본말이 전도된 생각이다. 한인의 피해를 외면한다면, 그들은 과연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정부나 정계에 진출한 건가.     과거 LA폭동 때처럼 한인들은 억울한 일을 당해도 하소연조차 할 곳이 없었다. 지금은 경찰 국장, 연방의원, 검사 등 곳곳에 한인들이 진출해 있다. 그들에게 하소연할 수 없고, 도움도 받을 수 없다면 한인 사회의 정치력 신장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실망과 안타까움이 교차한  일요일 오후였다. 김경준 기자 / 사회부취재수첩 타인종 한인 LA 로스앤젤레스 양용 경찰 총격 LAPD LA총영사 김영완 LA한인회 제임스 안 도미니크 최 미주중앙일보

2024-06-03

[재선 제임스 안 LA한인회장] "더 잘하겠다…실질적 도움주는 한인회 될 것"

제36대 LA한인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로 투표 없이 자동으로 당선된 제임스 안 현 회장은 3일 “어깨가 무겁다. 새 임기 기간 진행 중인 각종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 짓고 도움이 필요한 한인들이 언제든지 찾아오는 한인회로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팬데믹이 시작되던 해 첫 임기를 시작한 안 회장은 지난 2년간 실업수당 신청부터 렌트비·모기지 지원금 접수, 코로나 백신 접종 및 검사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한인들에게 대면으로 제공했다. 이런 활동을 인정받아 LA한인회는 캘리포니아 주 정부를 비롯해 카운티와 시 정부 등에서 약 100만 달러에 달하는 지원금을 받았다. 지난 2일에도 캘프레시 신청 업무 지원 기관으로 선정돼 2만 달러의 지원금을 받는다는 연락을 받았다.     안 회장은 “정부 기금은 제대로 운영해야 계속 지원받을 수 있다. 한인회가 앞으로도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기금 운영을 잘 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안 회장과의 일문일답.   -재선한 소감은?   “지지하고 후원해준 한인들에게 감사드린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한인 커뮤니티가 실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   -이번에도 커뮤니티에서 후원금을 받아 공탁금을 채웠다.   “개인 카톡방을 통해 후원금을 모금했다. 적게는 10달러부터 많게는 1500달러까지 많은 한인이 후원해주셨다. 또 친구 등을 소개해 후원금을 모아주신 분들도 있다. 그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지난 2년간 한인회장으로 일하며 가장 보람을 느꼈던 게 있다면.   “도와드렸는데 ‘고맙다’는 말을 들었을 때다. 팬데믹 기간에 집을 뺏길 뻔했는데 또는 사업체를 폐업하려 했는데 한인회의 도움으로 해결했다는 분들이 많았다. 직접 손편지를 보내주신 분들도 많은데 지금도 가끔 들여다보면 감동을 한다. 팬데믹이 끝나간다고 하지만 아직도 힘들어하는 한인들이 많다. 특히 내년 2월 LA시의 렌트비 유예조치가 중단되면 살길이 막막한 한인들이 많아질 것이다. 앞으로도 이들을 돕는 게 우선이다.”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직원 6명이 프로젝트 10개를 진행하면서 수만 명을 도왔지만 도움을 받지 못한 분들이 여전히 있다는 점이다. 어제도 ‘메디케어’라고 적힌 옷을 입은 사람들이 찾아와 메디케어 카드와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해서 줬는데 사진을 찍어갔다는 한인 시니어의 상담 전화를 받았다. 알고 보니 이분은 신분도용을 당한 것이다. 이런 일들을 겪을 때 찾아올 수 있는 곳이 되도록 직원을 추가 채용하고 민원 서비스를 확대하려 한다.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한인회가 되도록 할 것이다.”   -한인회장으로서 한인 커뮤니티에 부족한 분야를 꼽는다면.   “투표율이다. 지난 예선에서 한인들의 투표율이 올랐다고 하지만 여전히 낮다. 먹고사는 문제로 선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못할 수 있지만 한인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주류 사회에 적극적으로 내고 반영하려면 투표해야 한다. 그 이유는 정치가 우리의 생활에 영향을 주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대통령보다 시의원 1명의 역할이 우리의 삶에 더 큰 변화를 줄 수 있다. 하지만 정치인은 투표하지 않으면 돌아보지 않는다. 따라서 8일 치러지는 선거에도 한인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길 부탁하고 싶다.”   -새 임기 동안 하고 싶은 일은.   “우선은 저소득층 한인들을 돕고 봉사하는 한인회로 자리 잡는 것이다. 팬데믹으로 흐지부지됐던 올림픽 게이트웨이 등 한인타운 내 프로젝트도 계속 진행되도록 협력할 것이다. 또한 새로 임명된 헤더 허트 10지구 시의원 대행과도 미팅을 통해 한인타운 치안 강화를 강력하게 요청하겠다. 특히 LAPD 웹사이트에서 직접 아시안 증오범죄를 신고할 수 있도록 요구할 것이다. 이외에도 이사진에 1.5세와 2세들의 참여를 확대하는 데 노력하겠다. 그래서 2년 뒤 내 임기가 끝나면 한인회와 한인 커뮤니티를 이끌어갈 더 훌륭한 차세대 리더가 나올 수 있게 디딤돌 역할을 하겠다.”   -재외동포청이 설립되면 LA한인회의 역할이 더 막중해질 수 있다.   “LA는 한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재외동포청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어떤 일을 할지 등에 대한 의견을 한국 정부에서 물어본다면 한인회장으로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도울 것이다.” 장연화 기자재선 제임스 안 LA한인회장 한인회 실질 la한인회장 선거 한인회의 도움 한인 커뮤니티

2022-11-03

"이 비극 영화는 끝나도 우리에겐 현실이네요"

'아들의 명예' 앞에서 아버지는 울 수 없다. 그게 아니었다면 가슴을 긁어내는 울음을 토했을 텐데. 아버지는 차마 말을 하지 못했다. '어…' 하고선 긴 침묵이 흐른 뒤 "솔직한 심정으로 영화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 제게, 우리 가족에게 일어나는 일이 영화에서나 나오는 이야기잖아요. 아들이 죽고, 새벽에 군인 둘이 집으로 찾아와서 아들의 사망소식을 전해줬어요. 비행기에서 아들의 시신이 있는 관을 내리는 것도 그래요. 영화에서나 보는 장면이잖아요. 그런데 그런 장면이 내 앞에서 펼쳐지더라고요." 고 제임스 안(29) 미 육군 제1 특수부대 소속 대위의 아버지 안용대(58)씨가 말했다. "영화는 끝나면 되지만, 이 영화는 끝나도 우리에겐 현실 그대로네요. 이 모든 게 그냥 영화였으면 좋겠어요." 목이 마른 듯 침을 꿀꺽 삼킨다. 안 대위는 고도(상공 1만8000피트 높이) 공중낙하 훈련 도중 낙하산이 펴지지 않아 숨졌다. 안 대위는 둘째 아들이다. 형(조슈아)과 여동생(제니퍼)이 있다. 11일 아들이 죽고, 12일 아들의 사망소식을 듣고 14일 아버지는 평소 하던 대로 중앙교육문화센터 핸디맨 교실의 강의를 하러 나왔다. "약속이니까요. 가능한 모든 일을 책임감 있게 하려고 노력하고요. 아들이 생전 바른 모습, 모범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했어요. 그건 나도 마찬가지고요. 아들 생각에 꾹 참고 더 나왔어요." 아들이 죽었다는 얘기를 들은 수강생들이 "수업 안 해도 좋으니 들어가시라"고 했지만 끝까지 수업을 진행했다. 그날의 강의는 지난 7년 동안 심정적으로 가장 힘든 수업이었다(그는 2009년부터 핸디맨 교실을 가르치고 있다). 21일 하관식을 마치고 그는 또 강의를 할 계획이었다. 한국에서 온 군목인 동생 안용배씨가 말렸다. 멀리서 온 가족과 친척도 "돌아가기 전에 함께 시간을 보내고 제임스를 기억하자"고 했다. 아들의 상사·동료·부하는 "안 대위가 막중한 임무를 맡았고 능력을 인정 받았고 신뢰를 받았다. 항상 힘든 일을 먼저 나서서 불평불만 없이 했다. 어떤 일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의 모습을 보며 감명을 받았고 그를 존경하게 됐다"고 했다. 아버지는 22일 새벽, 가족과 친척을 공항에 데려다주고 다시 강의실을 찾았다. 그는 다음주 월요일(28일)에도 강의를 한다. 다음날 아들이 소속된 부대의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주 포트루이스에 갔다가 그 다음주 월요일(10월 5일) 오후 7시 중앙일보 지하 강의실 101호를 찾을 것이다. 그가 버티는 힘은 '모범된 모습을 보이고 싶다'던 아들의 생전 말이다. '아들의 명예'가 아버지를 굳건하게 한다. 이재희 기자

2015-09-22

특수부대 2세 장교 제임스 안, 낙하산 훈련 중 추락사

미 육군에 복무하던 한인 2세가 훈련 중 사망했다. 미 육군에 따르면 시애틀 포트리에 있는 제1 특수부대 소속 제임스 안(29) 대위가 지난 11일 진행된 낙하산 훈련 도중 낙하산이 펼쳐지지 않아 추락사했다. 이날 진행된 훈련은 매달 한 차례씩 진행되는 정기 훈련으로 현재 육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LA근교 한인 밀집 거주지역인 라크레센타 출신인 안 대위는 한인 2세로 UC리버사이드에서 예비역장교후보생(ROTC) 과정을 마치고 졸업 후 장교로 임관했다. 안 대위는 정찰부대를 거쳐 5년 전 특수부대로 병과를 옮긴 후 조지아주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복무했으며 지난해 워싱턴주 포트루이스 부대로 옮겨 근무해왔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안 대위는 매주 일요일에는 부대 인근 한인교회를 다니며 찬양팀과 중고등부 교사로 봉사활동을 해왔으며 부대 안에서도 항상 솔선수범해 칭찬을 받아왔다. 안 대위의 부친인 안용대 목사(은퇴 건축가)는 "통화는 자주 했지만 지난 4월 친구 결혼식에 참석한다고 LA에 왔을 때 얼굴을 본 것이 마지막"이라며 "9.11이 우리 가족에게도 잊지 못할 날이 됐다"고 침통해했다. 한편 안 대위 소속 부대는 사망원인 조사 등이 모두 마무리 되는대로 추모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장연화 기자

2015-09-13

한인 2세 미군 장교 낙하훈련 중 추락사

미 육군에 복무하던 한인장교가 훈련 중 사망했다. 미 육군에 따르면 워싱턴주 포트루이스에 있는 제1 특수부대 소속 제임스 안(29·사진) 대위가 지난 11일 진행된 낙하산 훈련 도중 낙하산이 펼쳐지지 않아 추락사했다. 이날 진행된 훈련은 매달 한 차례씩 진행되는 정기 훈련으로, 현재 육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LA근교 한인 밀집 거주지역인 라크레센타 출신인 안 대위는 한인 2세로, UC리버사이드에서 예비역장교후보생(ROTC) 과정을 마치고 졸업 후 장교로 임관했다. 안 대위는 정찰부대를 거쳐 5년 전 특수부대로 병과를 옮긴 후 조지아주,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복무했으며, 지난해 워싱턴주 포트루이스로 옮겨 근무해왔다. 올 3월에는 한국에서 열린 한미합동훈련에도 참가했었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안 대위는 매주 일요일에는 부대 인근 한인교회를 다니며 찬양팀과 중고등부 교사로 봉사활동을 해왔으며, 부대 안에서도 항상 솔선수범해 칭찬을 받아왔다. 안 대위의 부친인 안용대 목사는 "통화는 자주 했지만 지난 4월 친구 결혼식에 참석한다고 LA에 왔을 때 얼굴을 본 것이 마지막"이라며 "9·11이 우리 가족에게도 잊지 못할 날이 됐다"고 침통해했다. 장연화 기자

2015-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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